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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관심사/생활 정보

드디어 저도 생리컵, 문컵, "루나컵" 사용하고 신세계를 경험했어요 (1)

할 때가 된 것 같은데... 싶었는데 결국 삼일 전 홍양이 오셨습니다.

처녀 때 지긋지긋하게 괴롭혔던 생리통은 출산 후 크게 줄었건만,

이번 생리 첫날은 허리도 아프고 기분도 급 다운되는 것이, 누워 있고만 싶고 아무것도 하기 싫었어요.

게다가 생리대가 다 떨어져서, 당장 내일 쓸 생리대 말고는 남은 게 없더군요.

 

생리대 가격도 만만치 않고, 아무리 유기농에 순면 커버를 사서 쓴다 해도 살 짓무름이나 따갑고 가려운 느낌은 

가시질 않으니 참 사기는 싫은데,

생리대는 번번이 어쩔 수 없어서 사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할 때 나는 그 꿉꿉한 냄새가 너무 싫어요.

생리혈 자체 냄새는 그냥 피 냄새인데,

왜케 생리대만 사용하면 혈 냄새가 그리 변하는 걸까요?

ㅠㅠ 

 

그래서 한번은 천생리대를 사용해 봤는데, 생각보다 찬물에 피가 잘 지워지지 않아서 

세제나 과탄산소다를 넣어서 꾹적꾹적, 힘 주어 한참 빨아 쓰다가

그래도 얼룩이 남는 천생리대는 하나 둘 버리게 되었어요.

 

천생리대 남은 것이 있나 봤더니 대형과 중형은 이미 다 버렸고 팬티라이너용만 하나 달랑 남았더라고요.

 

당장 내일 이후로 쓸 생리대를 사러 나가야 할 텐데, 어쩌지... 하다가 

몇년간 고민만 하다 말다 하던 생리컵, 검색을 다시 돌입했어요.

 

생리컵, 문컵... 처음에 알아볼 때는 국내 판매는 없고 다 해외 배송인데다

많이 알려지질 않은 만큼 두려운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이미 생리컵을 사용해 본 분들의 후기도 많이 읽어 봤었는데,

포궁 길이도 직접 재어 봐야 실패도 없는 것 같고(직접 재야 한다는 것에 벌써 좌절)

외출할 때 생리컵을 사용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너무 많을 것 같았어요.

(집도 아닌 공중화장실에서 생리혈이 변기 밖으로 다 튄다거나, 손에 묻어서 바로 처치 곤란하다든가 하는 별별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그래서 살까 말까 고민은 해 봤지만 결국 나중에, 나중에가 되었죠.

 

이제는 일도 안 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 외출해서 생리컵을 사용하는 불편함은 훨씬 적지 않을까,

게다가 당장 종류별로 대형, 중형, 소형을 사려면 꽤 큰 돈이 드니 

생리컵을 하나 사서 2년이고 사용하면 훨씬 경제적이겠다라는 생각이,

무엇보다 생리하면서 느끼는 불편함, 불쾌감을 벗어나 나도 '생리컵 신세계'를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젤 컸어요.

 

그래서 드디어 장만, 제 첫 생리컵 "루나컵"입니다.

 

입문자를 위한 월경컵 "루나컵"

 

제가 루나컵 스몰을 첫 생리컵을 결정한 데에는,

처음 생리컵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는 것과 함께 동봉되어 받을 수 있는 책자 때문이었어요.

포궁 길이 잴 생각은 아직도 못하고 있던 터라, 생리컵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에게 맞춤형인 루나컵 스몰이라면

실패 확률이 적을 것이라고 기대했고요, 

"월경컵 입문자를 위한 월경컵 TMI"라는 제목의 책자가 내용이 충실하기로 유명해서, 내 몸을 자세히 알고, 자연스럽게 월경컵 사용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이런 기대감으로 결제 버튼을 누르고 그 다음 날, 마침 생리대가 똑 떨어졌는데 루나컵이 배송되었어요.(쿠팡맨님, 감사해요)

 

월경컵을 세척하고 보관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미니보틀이 함께 들어 있어요! 외출할 때에는 미니보틀에 미리 물을 채워서 화장실에 들어가면 될 것 같아요. 세심한 배려에 제 기분도 좋아지더라고요.

 

루나컵을 개봉하며 간단히 사진을 찍고, 책자에 적혀 있는대로 끓인 물로 루나컵을 소독했어요.

큰 머그잔에 루나컵을 넣고, 팔팔 물을 끓인 뒤 머그잔에 부으면 끝!

앞으로는 이렇게 생리 시작 때와 끝날 때 한 번씩 루나컵을 소독해 사용할 거예요. 

잘만 관리하면 2~5년까지도 사용할 수 있다니까, 루나컵 사용만 성공하면 정말 돈 번 셈이죠.

게다가 인체에 무해한 의료용 실리콘으로 만들어졌다는 점도 마음에 들어요.

 

천연 보습인자로 외음부를 촉촉하게 해 주는 미라클 밸런싱 젤. 아직 사용해 보지는 않았지만 평이 좋아요.

 

루나컵 스몰사이즈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크기가 크고,

단단하고, 탄성이 있어서 손가락으로 힘을 주어 구부려도 팡! 하고 자기 본래 모양대로 돌아와요.

촉감은 실리콘이라 그런가 맨들맨들? 물로 잘 닦이고 위생적이에요.

 

함께 눈여겨보던 다른 월경컵보다 꼬리가 길어서 마음에 들었어요. 꼬리가 짧으면 생리컵을 제거할 때 곤란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아무튼 이젠 정말 루나컵을 착용하러, 책자를 들고 화장실로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