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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관심사/반려동물과 함께하기

아이들을 위한 애완 달팽이 키우기 ...는 결국 제 몫이 되었어요

동식물에 한참 관심을 갖을 나이인 두 아들들. 동물을 좋아하는 것은 좋은데 가끔씩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다고 졸라서 난처할 때가 있어요. 첫째 아이는 앵무새를 가장 키우고 싶어하고, 둘째 아이는 햄스터를 원하는데 제가 원하지를 않아서(앵무새는 소리를 많이 낼 것 같아서 소리에 민감한 저는 잘 잘 수 없을 것 같고, 햄스터는 무서워요...ㅠㅠ) 갖가지 이유를 대면서 계속 미루었어요. 애완동물을 키우면 엄마인 제가 할 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키우기를 원하는 애완동물이 아니라면 그 시간이 힘들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그러다가 애완 달팽이를 키우게 되었어요. 백와 달팽이, 식용 달팽이라고 불리우는 것인데, 제게 달팽이는 시각적으로 거부감이 없었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키우기가 쉽다고 해서요. 애완 달팽이를 키우면서 우리 집은 애완동물도 안 키운다 라는 아이들의 성화에서도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또 크기는 했죠.

우리 집에 데려온 백와 달팽이 중 하나. 꼬물꼬물, 아주 느린 속도지만 벽이나 천장도 잘 타고, 어느 틈에 땅 속으로 깊게 파고든 모습 보면 꽤 사랑스러워요.

그래서 데려온 달팽이. 이마트에서 달팽이 집까지 해서 12,000원에 한 쌍을 데려왔어요. 성인 주먹만한 크기일 수도 있겠다 했는데, 그렇게 크지는 않더라고요. 앞으로 클 날이 많은 아이일 것 같아요.

상추와 애호박을 주니 아주 천천히 움직이면서 야채를 먹었다는 흔적을 남겨 놓는데, 그 모습을 보면 꽤 흡족해요. 느릿느릿 다니는 그 모습이 뭔가 안정감을 주더라고요. 매일 분무기로 물을 뿌려 주고, 방이 좀 추운지 땅 속으로 들어가 좀체 나오지 않는 달팽이들을 꺼내어 잠을 깨워 주고, 먹이를 주는 일은 잠깐의 시간만 필요로 하네요.

계란 껍대기를 믹서기로 갈아서 애호박 위에 올려 주었어요. 이렇게 먹이와 함께 주면 달팽이의 등껍질이 튼튼해진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렇게 달팽이 사러 가자고 노래를 부르던 둘째 아들은 하루이틀 지나자 달팽이가 뭐하나 들여다보지도 않고, 첫째 아들은 그런 게 있나 싶은지 아주 잊고 사네요. 아무래도 애완동물로 달팽이를 키우면 어떨까 하는 제 의견이 가장 많이 반영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서, 그리고 크게 손이 가지 않는 달팽이라 다행이다 싶어서, 달팽이를 돌보는 일은 온전히 제 몫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